
우리가 접하는 인쇄물의 대부분은 네 가지 색으로 만들어집니다. Cyan, Magenta, Yellow, Black. 이른바 CMYK 4도 인쇄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네 가지 조합만으로 수천 가지 색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패키지 인쇄에서 CMYK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반드시 이해해야 할 원리입니다.
01. CMYK란 무엇인가
CMYK는 Cyan(청색), Magenta(홍색), Yellow(노랑), Key(검정) 네 가지 잉크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재현하는 4도 인쇄 방식입니다.
- 각 색은 인쇄판(Plate)에 나누어 담기고, 종이에 순서대로 찍혀 하나의 이미지가 완성됩니다.
- 여기서 ‘도(度)’는 사용되는 인쇄판의 개수를 의미하며, CMYK를 흔히 ‘4도 인쇄’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Black(K)은 색의 깊이와 대비를 보강하고, 나머지 색만으로는 표현이 어려운 영역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추가됩니다.

02. 색 분해와 망점의 원리
컬러 이미지는 인쇄 전에 네 가지 색으로 분해(color separation) 됩니다. 각각의 색상은 별도의 인쇄판으로 제작되고, 이 판이 종이에 순서대로 인쇄되면서 최종 색이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망점(dot)입니다.
- 망점은 색의 농도와 명암을 표현하는 작은 점입니다.
- 점이 크고 촘촘하면 진한 색으로, 점이 작고 성기면 연한 색으로 보입니다.
- 네 가지 색의 망점이 겹쳐지면서 우리가 보는 다양한 색이 완성됩니다.
잡지나 포스터를 확대경으로 보면 사진이 수많은 작은 점으로 이루어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점들이 바로 망점이며, 멀리서 보면 매끄러운 컬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점들이 겹쳐 하나의 색으로 인식되는 원리입니다.

03. CMYK와 RGB의 차이
모니터에서 본 색상과 인쇄물의 색상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RGB와 CMYK의 차이 때문입니다.
- RGB (Red, Green, Blue) : 빛의 3원색을 더하는 가산혼합 방식으로, 더할수록 밝아져 최종적으로 흰색이 됩니다. 웹디자인, 영상, 디지털 화면에서 기본으로 쓰입니다.
- CMYK (Cyan, Magenta, Yellow, Black) : 잉크의 3원색을 겹치는 감산혼합 방식으로, 섞을수록 어두워져 최종적으로 검정에 가까워집니다. 종이, 브로슈어, 패키지 등 인쇄 매체에서 사용됩니다.
요즘 디자인은 컴퓨터와 웹 환경이 기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RGB 모드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인쇄물을 제작할 때는 처음부터 CMYK 모드로 설정해 디자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GB로 작업한 뒤 나중에 변환하면 색이 달라져, 예상과 다른 인쇄 결과가 나오기 쉽기 때문입니다.

04. CMYK의 한계와 고려사항
CMYK는 범용적이고 효율적인 인쇄 방식이지만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 색 영역(Gamut) 한계: RGB에 비해 표현할 수 있는 색 범위가 좁음
- 특수 색상 구현 불가: 형광, 네온, 메탈릭 같은 색상은 CMYK로 재현 불가
- 재질에 따른 발색 차이: 종이의 코팅 여부, 질감, 흡수율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일 수 있음
- 농도 제어 필요: 잉크가 과도하게 올라가면 건조가 느려지고, 묻어남이나 번짐이 발생
이 때문에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나 특수 색을 정확히 구현해야 할 때는 별색(예: Pantone 컬러)이나 금박, 은박과 같은 후가공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RGB가 디지털 세상의 언어라면, CMYK는 여전히 인쇄물의 언어입니다. 두 세계의 차이를 이해하고 CMYK의 원리를 숙지하여 적용할 때 원하는 색이 그대로 구현되고, 불필요한 오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인쇄 현장에서 CMYK는 결과물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