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함의 시대에, 치토스가 던진 ‘치즈 가루 묻은’ 폰트
세련됨과 완벽한 디테일에 집착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다. 그러나 치토스가 최근 선보인 장난스럽고 유머러스한 폰트가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주며 주목받고 있다. 마치 일부러 엉성하게 휘갈긴 듯한 이 손글씨 폰트는 단순히 마케팅의 전략적 시도일까, 아니면 디자인적 모험일까? 어쩌면 이 어설픈 매력이야말로 치토스다운 탁월한 전략일지 모른다.
모든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는 한목소리로 말한다. "폰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폰트 하나만으로도 브랜드의 개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메시지의 톤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치토스는 제대로 된 한 수를 던졌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치즈 가루가 묻은 손으로 휘갈겨 쓴 듯한’ 폰트를 탄생시켰다.
이 폰트는 디자이너들이 일부러 반대손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비록 실제로 치즈 가루가 묻어 있지는 않겠지만, 치토스를 먹을 때의 지저분하고 장난기 넘치는 감성이 생생히 담겨있다. 결국, 이 폰트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엉망진창이면서도 유쾌하고, 무엇보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적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일관되고 정돈된 이미지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반면, 치토스는 오히려 ‘리얼함’이라는 가치를 정확히 꿰뚫었다.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진짜 같은, 인간적인 요소에 목마르기 마련이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진짜’의 감성"
이 흐름은 다양한 분야에서 감지된다. 단지 유행이나 트렌드를 넘어, "진정성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갈망"으로부터 비롯된 현상이다.
치토스 폰트의 삐뚤빼뚤한 손글씨 스타일과 유머러스한 느낌은 마치 디자이너들이 사무실에서 치토스를 먹으며 농담처럼 장난삼아 만들었을 것 같은 생동감을 전달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정도이다.
오늘날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적 연결’이다. 브랜드는 단순히 로고나 시각적 기호의 조합을 넘어서 소비자와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할 때 완성된다. 그러나 자동화와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대의 흐름 속에서 많은 브랜드가 이 본질적인 부분을 놓치곤 한다.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는 미니멀리즘과 정교한 세련미에 집중한다. 그러나 때때로 과도한 정제는 오히려 브랜드만의 고유한 개성과 인간적인 요소를 희미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반면, 치토스는 우리가 여전히 인간적인 감성과 유머, 그리고 불완전함의 매력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또한 이제는 더욱 유연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엄격한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고집하는 대신, 브랜드가 유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화하며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아이덴티티(flexible identity)"가 중요해진 시대다. 핵심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성과 유머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브랜드 가이드라인 자체가 필요 없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디자인 전문가라면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다만 이제는 가이드라인을 엄격한 규칙으로 보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 가능한 지침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치토스의 새로운 폰트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상징한다. 지나치게 정돈되고 깔끔한 디자인이 가득한 세상에서, 이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폰트는 마치 신선한 공기와 같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치즈 가루가 흩날리는 바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폰트는 인간적인 연결의 힘과 불완전함의 아름다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국 맛있고 유쾌한 치토스의 본질적인 매력을 생생히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