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능성 음료 브랜드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과학적 효능을 강조하면 진정성이 느껴질 순 있지만, 자칫 진열대에서는 눈에 띄지 않게 되죠. 반면, 감성적인 접근은 시선을 끌지만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반된 특성사이에서 코카콜라의 비타민워터(Vitaminwater)는 브랜드의 톤과 룩을 완전히 새롭게 정리해 나섰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고 대담한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과학적인’ 느낌보다는 ‘재미있는’ 브랜드로 변신한 거죠. 한눈에 들어오는 색상, 커진 로고, 가볍지만 센스 있는 어조까지. 리브랜딩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메시지까지 새롭게 다듬는 과정이었습니다.
'미묘한 디테일'이 분위기를 바꾼다

새 로고는 더 커지고 굵어졌으며, 서체도 헬베티카에서 ‘TWK Lausanne’으로 교체됐습니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트가 숨어 있어요.
예를 들어, 알파벳 ‘a’는 물방울 형태로 디자인됐고, ‘i’ 위의 점은 마치 비타민 알약처럼 길게 늘어났습니다. 과거에 사용했던 별도 아이콘 없이도, 브랜드 속성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방식입니다.
라벨 컬러가 말해주는 이야기

풀 블리드 컬러 라벨은 맛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블루 라즈베리+라임 조합인 ‘Elevate’, 파인애플+패션프루트 맛의 ‘Rehydrate’는 각자 고유 컬러로 개성을 드러내죠. 또한, 제로 슈가 제품은 흰색 라벨을 사용해, 일반 제품과의 차별성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말투가 달라지면 브랜드가 달라진다


리브랜딩에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 중 하나는 카피 라이팅입니다. 예전처럼 건조한 영양 정보만 담기보다는,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재치 있는 어조를 담았습니다.
예를 들면,
- “모든 헛소리로부터 면역력을.”
- “집중: 전 애인의 프로필을 자세히 살펴볼 시간입니다.”
딱딱한 ‘기능성 음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한 문장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음료로 포지셔닝된 거죠.
이번 리브랜딩을 총괄한 디자인 스튜디오 forpeople은 “혼잡한 매대에서 브랜드가 강렬한 첫인상을 줄 수 있도록, 시각적 노이즈를 제거하고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브랜드 마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예뻐 보이기 위한 리디자인은 아니다. 수많은 제품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진열대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고 감정에 닿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비타민워터는 ‘요즘 세대의 언어 감각’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셈입니다.